이팝
체벌은 폭력인 동시에 일종의 의례이다. 체벌이 체벌당하는 사람의 협조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 이 점을 잘 말해준다. (...) 체벌당하는 사람이 순순히 체벌에 협조하지 않을 때, 폭력은 점점 강도를 높이며 일종의 광기를 띠게 된다. 체벌하는 사람—그는 보통 지배 문화의 편에 서 있다—은 이런 상황을 자신에 대한 모욕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체벌당하는 사람이 자신의 인격과 명예로써 체벌에 맞서는 한, 누가 누구를 모욕하고 있는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그가 저항을 포기하고 굴종의 몸짓을 내보일 때, 즉 체벌이 의례로서 완성될 때 비로소 상황의 의미가 확정된다. - 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 p129, 130 이팝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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