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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언더바_업무잡담
업무 처리 시의 능력치나 결과물의 퀄리티와는 무관하게, 어쨌든 해당 업무를 직업으로 삼아 돈을 벌고 있다면 그게 바로 프로라지만...그래도 프로라는 포지션에 대한 어느 정도의 기대치란 게 있고 그걸 만족스럽게 충족시키는 게 진정한 프로라고 본다면...후자의 의미로 과연 내가 프로인걸까? 하는 생각이 일하면서 자주 들 때가 많다.
어쩌다보니 애니일을 한 지도 만으로 12년이 됐는데(내가 입사한 해에 태어난 맏조카는 내년이면 중학생이 된다.), 의구심은 여전하고 현타가 찾아오는 사이클은 점점 짧아질 뿐이다. 일에 너무 자아의탁하지 말라지만 하루의 반을 일터에서 지내는 상황에서 쉽게 그러기도 힘들다(댓글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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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나는 애니보다는 만화를 좋아하는 편이고, 이 일도 어쩌다가 (이제는 어이없는 일로 절연해서 안 보고 산 지 5년이 넘은) 친구에게 소개받아서 면접을 보게 돼서 시작하게 됐다. 심지어 5년 정도만 해 보다가 나갈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그러던 게 어느 덧 이렇게까지 됐네.
애니 제작단계 중 동화는 특히나 내 자아가 끼어들 여지가 없고 솔직히 말하면 지겨움을 자주 느끼게 되는 파트이다. 하지만 하다보면 이것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어 쉽게 놓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니 아직도 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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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내 깜냥으론 딱 이 정도의 일이 제일 맞는 걸까 싶다가...그래도 내 것을 그리고 싶단 미련이 자꾸 고개를 든다. 포기를 하려면 아주 깔끔하게 포기를 하든가, 그렇게 하고 싶었던 거라면 죽자살자 해 보든가 했어야지, 어쩌다가 어정쩡하게 만족도도 어중간하고 임금은 노동자 계급 피라미드의 지하층 수준인 이 일을 하고 있는 걸까 싶고. 하다못해 여기에서라도 어느 정도 인정받고 스스로도 만족할만한 레벨이 됐다면 이 정도로 우울감이 들지는 않을텐데...한 해의 절반을 보낸 시점이라 새삼 여러 생각이 들어 바이트 찌꺼기를 방류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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