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서양의 의복 체계에서 줄무늬와 파스텔 색조가 동일한 가치를 지닌 것처럼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파스텔 색조는 미완성의 색, 진짜와 다름없는 색, 또는 장 보드리야르가 쓴 표현처럼 “이름이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색”이다. 한편 줄무늬는 중간색, 손상된 색, 씨실과 날실처럼 흰색으로 직조된 색이다. 결국 두 경우 모두에서 색조는 손상된, 문장학의 용어를 빌리자면 ’변형이 가해진‘ 느낌을 풍긴다. 서로 제작 기법은 다르지만 둘 다 흰색에 생기를 불어넣고, 색을 취사선택하여 불순 요소를 없애는 이중적 기능을 수행한다. - 미셸 파스투로, 스트라이프, 혐오와 매혹 사이 p152 #이팝책장